제목김구 38선을 넘어 북행  
연월일1948년 04월 19일  
출전서울신문, 조선일보 1948년 04월 21일  
김구 38선을 넘어 북행
이미 조국을 위하여 생명을 던진 몸이니 나의 가는 길을 막지 말라고 눈물로서 이북행 중지를 탄원하는 청년들을 물리치고 이제 金九는 드디어 19일 밤 몽매간에도 있지 못하던 그리운 조국의 저 반쪽을 찾아 비장한 결의 속에 18선에 그 巨軀를 나타내었다.
노 애국투사 金九는 19일 오후 3시경 모든 장애를 물리치고 극비밀리에 愛息 金信군과 비서 鮮于鎭 양명의 수원을 대동하고 자동차로 서울을 떠났다.
내가 이번에 가서 성과가 없다면 차라리 38선에서 배를 갈르리라고 비통한 소리를 서울에 남긴 채 자동차를 몰아 저물어가는 길가와 하늘을 감개깊게 바라보면서 김구는 차를 몰아 동일 오후 5시 40분 개성을 통과 토성을 거쳐 동 6시 20분에 38경계선인 礪峴에 도착하였다. 도중에 여러 가지 방해가 있으리라는 풍문도 있었으나 아무런 사고 없이 적막한 산천을 끼고 말없이 흐르는 임진강나루를 건너 다시 국도를 달리기 한참만인 해질무렵 礪峴에 이르렀다.
이곳에 잠시 쉬인 후 礪峴支署員 4명의 안내로 자동차를 탄채 그대로 조국의 통일과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마지막 운명을 결정하려는 38이북을 향하여 밤중이라도 어서 가자!고 마음은 벌써 평양을 달리고 있는 듯 초조와 벅찬 심정에서 소리치는 金九! 환국이래 3년이 지난 오늘 내외의 온갖 잡음을 물리치고 오로지 남북통일과 독립을 이루고자 나머지 목숨을 38선에 내놓은 애국자 김구의 얼굴엔 이제 아무런 의혹의 티가 없다.
이 침통한 애국자의 얼굴 이 순간 우리 무엇으로 진정을 토하랴! 어서가자! 38경계선까지 와서 또 무슨 말을 하겠느냐! 우리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위하여 일각이라도 속히 지체말고 밤을 새워서라도 어서 달리어 가자고 운전수를 재촉하는 김구! 이윽고 김구를 태운 자동차는 한많은 38선을 넘어 멀리 평양을 향하여 황혼속에 사라지었다.
바로 이 뒤를 이어 7시50분경엔 大韓學聯대표 金永基군외 3명과 독립운동자동맹 鄭伊衡등 4명이 자동차 두 대로 각각 38선을 넘어 갔으며 이날밤 10시 30분에는 합동 독립 서울타임스 특파기자가 달빛아래 각각 어둠을 뚫고 礪峴을 지나 38선을 지나 무사히 넘어가는 등 이날밤 38선은 그대로 새로운 역사의 전날 밤인 듯 경계선을 지키는 세파트개마저 달빛아래 이땅의 비극을 독차지한 38선을 우르러 소리쳐 짖고 있었다.

서울신문, 조선일보 1948년 04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