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187. 趙素昻이 李承晩에게 보낸 서한  
발신일12월 10일
발신자趙素昻  
수신자李承晩  

187. 趙素昻이 李承晩에게 보낸 서한

 우남 선생 鈞鑒

 지난달에 주신 서신은 지극히 고마웠습니다. 사람을 모으는 방도는 재물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데 자금을 모아 농사를 경영하여 이미 진전이 있다 하니 장래의 대계가 어렵지 않게 이루어질 것 같아 더욱 기쁩니다.

 요사이 중국 정세는 점차 틀이 잡혀 만족할 만한 진전이 있습니다. 그러나 열강의 중국에 대한 정책은 목전의 이해만 추구함에 지나지 않고 百年之計는 보기 힘듭니다. 남북의 중국을 동시에 승인하여 두 개의 국가를 만들어 마침내 漁夫之利로 돌아가지나 않을까 매우 걱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동서의 불행을 어찌 다 말하겠습니까?

 南方의 일파는 한국을 돕겠다는 것으로 구호를 삼고 있으니 사람들이 더러는 구세주처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助韓’ 두 글자가 대일외교에 이용되어 형세가 친일하는 데에 그치지나 않을까 저으기 두렵습니다. 옛날에 소련도 한국을 돕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는 정작 일본과 약조를 맺었으니 명명백백하게 ‘不助韓’ 세 글자를 승인한 것입니다. 동서의 이른바 혁명국가라고 하는 것들은 제 발등에 불을 끄는 것으로 급선무를 삼고 있으니 이 또한 서글픈 일입니다.

 또 능히 스스로를 돕지 못하고 능히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은 그 실적에 있어서 고금이 같습니다. 소련은 한국인의 소개로 중국의 國民黨과 처음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가서는 한국을 버리고 중국을 도왔으니 능률과 根基가 한국보다는 중국이 컸기 때문입니다. 이는 俄羅斯에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은 한국으로 말미암아 일어났으니 이 또한 슬픈 일입니다.

 요사이 중국의 명사라고 하는 무리들은 투기에 종사하여 매양 창자루를 거꾸로 잡고 조석으로 마음은 바꾸어 친구에게 신의를 지키는 것을 보기 어렵습니다. 이익이 있으면 의리를 저버리는 것은 옛부터 그러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문견은 중국의 보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水滸志』나 『三國志』를 처세의 고문으로 삼더니 이제는 중국의 정계 보도를 세상을 건너는 좋은 뗏목으로 삼고 있습니다. 도의는 날로 사라지고 인심은 갈수록 못해 가니 이 또한 슬픈 일입니다.

 근일 상해 정국은 입에 올리고 싶지 않은데 石吾 · 省齋 등의 일파가 분리한 뒤로 날마다 기치를 세울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에 呂氏의 일로 인연하여 한 덩이로 뭉친 뒤로는 여러 해 축적된 힘을 몰아 나란히 議政院에 들어가고 재차 정부에 들어가서 대권을 쥘 것을 몽상하여 완연히 새로운 畿湖派의 수령으로 자처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소견으로는 이러한 정부는 비록 백 개를 수중에 넣는다 해도 대업에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대개 정부의 위신은 떨어진 지 이미 오래인데 더구나 힘도 없는 사람이 점거하고 있으니 더욱 남의 비웃음만 사고 있습니다. 이제는 도리어 측면에서 힘을 길러 다음 기회를 기다리느니만 못하겠습니다.

 균좌께서 기왕 주권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면 권리를 유보하고 더욱 큰 힘을 몰래 길러 기회를 보아 부르십시오. 뭇 별이 달려와 북극성을 에워싸고 바다가 온갖 하천의 祖宗이 됨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구경꾼의 입장에서 보면 스스로 위로되는 바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돌푸(突富, Dolph. Frederic A.)씨의 서거는 우리들에게도 불행한 일입니다. 진작 대중을 대표하여 조문을 못한 것이 한스럽습니다. 세밑을 당하여 인사를 닦다보니 時事에까지 미치게 되었습니다. 보신 후에 불에 넣어주십시오 .

 새해를 맞아 鈞安을 비옵니다.

12월 10일 동짓달 초 6일 素卬 사룀

· 1927년 1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