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農業現物稅와 小作制의 創出

북한의 토지개혁은 과연 무상분배였을까. 이에 우선 〈北朝鮮土地改革令〉(1945.3.5) 제 5조를 보면 “…몰수한 토지 전부는 농민에게 무상으로 영원한 소유로 양여” 한다고 했다. 그런데 다시 제 10조를 보면 “농민에게 분여된 토지는 매매치 못하며 소작주지 못하며 저당하지 못함”이라고 했다. 그러면 소유권리에서 매매권·소작권·저당권(실은 상속권도 없음)을 빼고 나면 결과적으로 耕作權(또는 小作權) 밖에 남지 않는다. 따라서 농민에게 주었다는 ‘영원한 소유’(제 1조)의 실체는 바로 경작권이 있다. 이처럼 소유권을 준 것이 아니라 耕作權만을 주었기 때문에 당연히 무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상분배의 실상이다.
한편 토지개혁으로 권력기반이 장악된 이후에야 비로소 〈北朝鮮現物稅令〉(1946.6.27)을 공포했다. 이 제 1조는 “북조선 농민은 토지에 대한 일체의 조세를 면제한다. 단 각종 곡물의 수확량의 25%(1/4)를 農業現物稅로 납부함”이라 규정했다. 여기서 ‘현물세’라 하여 마치 ‘조세’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원리로 볼 때 토지에 부과되는 地稅가 아니라 수확량에 대한 부과량이고, 이것은 경작권을 줌으로 해서 수취하는 경작권료 즉 소작료인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토지개혁은 일체의 토지를 국유화하고서 농민에게는 경작권만을 주어 소작료(=현물세)를 수취하는 國家地主制내지 國家小作制의 창출 외에 다른 것이 결코 아니다. 그리고 ‘국가지주-소작인 관계’를 권력구조로 전환시킨 것이 다름아닌 프롤레타리아 독재권력의 물적기초가 된다.
다음 〈토지개혁령〉 제 5조에 “5정보 이상 소유한 조선인 소유지는…몰수”한다는 규정은 남한에서와 같은 “소유상한”(蔣尙煥, 1987, p.103)이 아니라 실은 5정보 이상을 ‘反動地主’로 규정한 조항이다. 이에 따라 5정보 이하의 소유자에게만 농지가 재분배되었었다. 그리고 분배기준은 〈土地改革令에 대한 細則〉 제 15조에 규정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남자 18∼60세와 여자 18∼50세에 각 1점씩을 주고, 이 이상의 고령남녀에는 모두 0.3점, 이 이하는 남녀 17∼15세에 0.7점, 14∼10세에 0.4점 그리고 9세 이하에 각각 0.1점씩으로 평가했다. 이것을 가족별로 합산하면 家族點數가 되고, 이것을 다시 부락별로 합치면 部落點數가 된다. 부락의 농지면적을 부락점수로 나누면 1점당 면적이 할당된다. 실제로 철원군 東松面의 경우 논의 1점당 면적은 아래와 같았다.

東松面 五德一里에서 1,300평
東松面 五德二里에서 800평
東松面 外加德里에서 1,000평

따라서 만일 외가덕리에서 가족점수 3.6점 농가이면 논 3,600평, 4.9점 농가이면 4,900평을 분배받았으며, 자작농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자기 땅을 다시 재분배 받았다. 이 결과 북한의 토지개혁은 비록 소유형태로는 國家小作體制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가족규모에 상응하는 中農體制를 창출함에 일단 성공한 셈이 된다. 007007 참고로 중농체제는 永續的인 것이 아니다. 토지개혁에 의해 소유규모는 일단 고정되지만 가족규모는 출생·성장·출가·사망 등으로 계속 변하여 가족규모와 소유규모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개별경영의 모순이다. 이의 조정에는 원칙적으로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農地流動性(매매·임대차 등)을 허용하여 농가 간의 소유규모를 가족규모의 변동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절시키는 방안이다. 또 하나는 개별경영을 協同體制(근로시간당 보수지급)로 전환하여 농가간에 발생한 가족규모 차이를 해소시키는 방안이다. 전자가 資本主義方式이고 후자가 社會主義方式이다. 이 둘에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농지유동성이 경직(소유제도, 지가 등으로)되어 자동조절기능이 항상 원활하지 못하다. 후자의 경우는 개별경영의 모순이 원천적으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協同農場 속에 은폐되고 매몰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본주의 농업에서는 농가 간의 자유경쟁에 의해 성장농가와 탈락농가(노동자화)로 분해해 버리지만, 사회주의적 협동농장에는 농촌인구의 계획적인 배출에도 불구하고 과잉인구의 적체(규모의 확대에 불구하고 기계화가 제약 됨)와 작업의 관료화로 비능률과 생산력 저하가 불가피해 진다. 어느 쪽도 문제가 없지 않다.닫기

註 007
: 참고로 중농체제는 永續的인 것이 아니다. 토지개혁에 의해 소유규모는 일단 고정되지만 가족규모는 출생·성장·출가·사망 등으로 계속 변하여 가족규모와 소유규모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개별경영의 모순이다. 이의 조정에는 원칙적으로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農地流動性(매매·임대차 등)을 허용하여 농가 간의 소유규모를 가족규모의 변동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절시키는 방안이다. 또 하나는 개별경영을 協同體制(근로시간당 보수지급)로 전환하여 농가간에 발생한 가족규모 차이를 해소시키는 방안이다. 전자가 資本主義方式이고 후자가 社會主義方式이다. 이 둘에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농지유동성이 경직(소유제도, 지가 등으로)되어 자동조절기능이 항상 원활하지 못하다. 후자의 경우는 개별경영의 모순이 원천적으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協同農場 속에 은폐되고 매몰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본주의 농업에서는 농가 간의 자유경쟁에 의해 성장농가와 탈락농가(노동자화)로 분해해 버리지만, 사회주의적 협동농장에는 농촌인구의 계획적인 배출에도 불구하고 과잉인구의 적체(규모의 확대에 불구하고 기계화가 제약 됨)와 작업의 관료화로 비능률과 생산력 저하가 불가피해 진다. 어느 쪽도 문제가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