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3)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최근 동태  
발신일1945년 6월 8일1945년 06월 08일
발신자미상  
수신자중국국민당 중앙집행위원회  

3)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최근 동태

미상

중국국민당 중앙집행위원회

1945년 6월 8일

1. 한국임시정부가 미국에 파견하기로 한 대표단 趙素昻 · 金奎植 · 鄭桓範 세 사람은 여전히 출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최근 韓人 누군가가 미국대사관에 김규식은 공산주의분자이며, 정환범은 무정부주의자라고 이견을 제시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국대사관은 비자발급을 미루고 워싱턴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임시정부는 또한 우리 측에 미화 2만 달러의 차관을 요청하였지만 이 역시 아직 결과가 없습니다.

2. 한국 5당통일회의는 이미 실패로 마감되었습니다. 처음 이 회의를 소집했던 ‘한국독립당’은 통일에 대한 각 당파 간의 의견이 너무 거리가 멀다며 잠시 회의소집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3. 한국광복군 참모장인 王逸曙는 金若山 계열입니다. 처음 참모장에 임명되었을 때부터 ‘한국독립당’은 그의 임명에 반대하였습니다. 현재도 金九 · 李靑天 등은 모두 왕일서의 해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약산은 만일 왕일서가 참모장의 자리에서 해임되면 광복군 내 ‘민족혁명당’ 당원을 모두 퇴출시킬 것이라며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 ‘한국임시정부’ 국무위원회는 연일 한국의정원이 결의하여 임시정부 국무회의에 넘겨 처리하도록 한 해외 한국독립혁명자대표대회 소집 문제를 토론하고 있습니다. ‘한국독립당’ 계열의 국무위원들은 모두 대회 소집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 많다며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준비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조선민족혁명당’ 계열의 국무위원들은 의회가 의결한 사안인 만큼 속히 대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만일 대회가 속히 소집되지 못하면 즉시 ‘임시정부’를 개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한민주당’ 계열의 국무위원은 국무위원회를 개조하여 5 · 5제를 실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소한인이 5석, 미주한교가 5석, 중경에서 활동하고 있는 5당이 각 1석씩 국무위원직을 차지하자는 주장인데, 이런 주장은 필히 또 다른 분규를 야기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 한인의 여론입니다.

5. 한국임시정부는 미군의 협조를 얻어 西安과 阜陽에서 훈련을 마친 대원들은 成都의 간부훈련반에 참가시키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미군이 서안의 제2지대에 설치한 훈련반의 개설비용은 2천만 원에 달하는데, 훈련에 필요한 각종 복장과 무기는 이미 미국 측이 발급하였다 합니다. 한국광복군 제2지대원의 생활은 상당히 여유로워 심지어 도박까지 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6. 미군총사령부는 일전 한국임시정부가 보낸 편지에 대한 답을 보내왔습니다. 이 편지에서 한국임시정부는 이후 군사방면의 교섭은 김약산과 이청천 두 사람이 책임지고 처리할 수 있도록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답장에서 미군총사령부는 이른바 부장이나 혹은 총사령의 존재를 승인하지 않고 오직 김구를 교섭 상대로 삼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7. 미주의 ‘조선민족혁명당’ 지부는 이미 둘로 분열되었습니다. 하나는 중한인민연맹 주석인 韓吉洙派이고, 다른 하나는 金剛派입니다. 한길수파가 ‘한국임시정부’에 반대하는 ‘재미한교연합회’와 연합을 결성한 관계로 중경의 조선민족혁명당은 이미 전보를 보내 김강파를 승인하였습니다.

8. ‘한국임시정부’에 반대하는 언론을 발표하여 구타를 당하였던(상세한 내용은 5월 22일자 보고 참조) 신한민주당 중앙위원 申基彦은 법무부 차장직에서 해임된 뒤 일주일간의 금고를 거쳐 ‘임시정부’에서 축출이 결정되었습니다.

9. 한국광복군 총사령부의 고급인원들도 이미 두 파로 분열된 듯합니다. 하나는 ‘한국독립당’ 계열의 이청천파로 崔滄石 · 趙時元이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파는 ‘조선민족혁명당’의 왕일서파로 중요 인물로는 李斗山과 宋壽昌을 들 수 있습니다. 이청천은 매사를 최창석 · 조시원과 상의하여 결정한 뒤 명령형식으로 일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외발전에 주의하고 있는 왕일서는 최근 자발적으로 미군총사령부를 방문하였으나 방문의 상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이청천에게 아무런 보고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현재 쌍방의 대립은 매우 첨예한 상태입니다. 왕일서가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청천은 사사건건 왕의 행동을 견제하였습니다. 반면 이청천이 자신의 막료 지위를 무시한다고 생각한 왕일서는 이미 사의를 표명하였습니다.

10. 한국광복군 제1지대원은 모두 ‘조선민족혁명당’ 분자입니다. 지대장 李集中이 사임하자 김약산은 송수창을 지대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그러자 이청천은 돌연 ‘한국독립당’ 계열의 조시원(조소앙의 동생)을 제1지대의 정치지도원에 임명하였습니다. 소식을 들은 김약산은 결코 조시원의 임명에 동의할 수 없다고 고집하는 한편으로 “‘한국독립당’은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조선민족혁명당’원을 흡수하려 획책해서는 안 된다”며 金九를 힐책하고 있습니다. 송수창도 辭意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11. 광복군들과의 담화에서 이청천은 중국국민당 6中全會에서 이미 한국광복군 지지안이 통과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기타 한인들은 이는 정치선전에 불과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 추헌수, 『자료한국독립운동』 1, 연세대출판부, 1971, 403~4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