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裕澤 한국은행 총재, 금융개혁 이후의 경제동향에 대해 기자회견
金裕澤 한국은행 총재, 금융개혁 이후의 경제동향에 대해 기자회견
방금 서울에 체재 중인 한은총재 김유택씨는 25일 재경기자단과의 회견석상에서 환화체제하의 물가면은 확실히 통화조치가 성공적인 결과를 재래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작금 일부에서 유포되고 있는 통화조치의 실패설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일부 항간에서는 과반의 통화조치가 1. 물가를 저하시키지 못하였고, 2. 산업자금을 경색하였다는 두 가지 사유를 들어 동 조처가 실패에 돌아간 것처럼 해석하고 있는 모양이나 나는 여사한 견해가 부당한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 그 이유로써 지난 15일 현재의 총체적인 물가지수는 춘궁기에 돌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4 당시보다 약간 하회하고 있다는 사실로써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산업자금경색 운운은 유통경제면에 급작스런 변화가 생김으로써 야기되는 불가피한 현상인데 당국은 여사한 일시적인 혼란을 예기하면서도 악성 인플레 조장원인인 투기수요의 제거를 주요목표로 통화조치를 단행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과연 어느 편이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하여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가에 있는 것으로 벌써부터 통화개혁의 실패를 운위함은 시기상조일 것이다. 나는 오히려 상승일로를 더듬고 있던 물가를 억제 유지할 수 있었다는 관점에서 통화조치는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고 믿는 바이다. 이상과 같이 통화개혁실패론자에 답변한 김총재는 계속하여 당면한 제반 문제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예금지불준비금 인하：예금증가의 일환책으로 종래 실시하고 있던 예금지불준비금(45%)을 10%로 인하하는 한편 한은의 재할인제도를 확대키로 되었는데 여사한 일련의 조처는 시중은행이 취하고 있던 한은에의 의존성을 지양케 함으로써 언제든지 금융기관 스스로가 필요한 자금을 방출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기 위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구권소지자에 대한 특별조처：통화조치기간 중 부득이한 사정으로 금융기관에 예입하지 못한 구권과 무신고예금 및 지불지시에 대한 사무 처리를 담당케 하기 위하여 한은본부 내에 심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데 동 위원회의 신청분에 한하여 전기 구권 및 지불지시 등은 금후라도 금융기관에 예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로 되었다.
▵불화대부문제：통화조치 이후 제1차로 2,000만 불의 불화를 대부하고 있는데 동 대부실시 결과 증가된 물자의 공급량은 물가억제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부자원이 확보되어 있는 만큼 금후 500만 불 이상의 불화는 매월 계속적으로 대부될 것이다.
한편 김총재가 이날 언급한 바에 의하면 지난 3월 20일 현재의 통화발행고는 98억 환에 달하고 있다 한다.
서울신문 1953년 3월 27일
